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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해석]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의 진실

by Rovin Son 2020. 7. 23.

역사란 무엇인가?, 영웅은 없다.

(이승만 : 박정희 = 선조 : 이순신

무신정권 : 신진사대부 = 5공화국 : 운동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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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H. Carr 에 의하면 "역사란 역사학자와 역사적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한다. 이 책을 읽은 분들도 많이 있을 것이고, 보통 이 명언을 들어본 정도는 될 것이다. 그런데 이게 도대체 무슨 말인가? 단 하나의 예시라도 들수 있나? 아마 대단히 어렵게 느껴질 것이다.

 

 

우리는 역사를 배우면서 그것이 마치 실체인양 배우게 되는데, 그런 역사는 하나도 없다. 구석기, 신석기처럼 현재와 전혀 연관이 없어보이는 역사도 다 현재와 이해관계 암시들이 걸려있으며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이다. 오늘은 그 중 가장 우리 역사에서 강한 암시가 걸려있는 부분에 관해 이해관계를 파악해보고 왜 그런 일이 생겼는지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겠다.

 

 

한국 현대사에서 가장 중요한 사건 중 하나는 당시 박정희 소장의 516 군사혁명이다. 이 혁명은 315의 연장을 천명했고 실제로 315를 통한 하야의 마무리를 짓는 중요한 사건이었다. 이승만 대통령의 하야와 516으로 한 시대의 마디가 생기고 다음 시대로 넘어갈 수 있었다.

 

 

혁명으로 정권을 잡은 세력이라면 전 정권을 어떻게 평가해야할까? 전 정권을 좋게 평가하면 자신이 한 혁명이 반대로 격하되게 된다. 이것은 명분의 제로섬 게임이기 때문에 당사자의 인간성 문제가 아니다. (이하 존칭 생략) 박정희가 만약 이승만을 좋아하고 존경했다고 하더라도 왕권은 부자간에도 나눌 수 없듯, 절대 과거를 좋게 만들수는 없는 것이다. 그래서 그런 현실때문에 역사를 바라보는 관점도 바뀌게 된다.

 

 

이승만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은 625때 한강다리 폭파시킨걸 보고 욕을 한다. 하지만 그런 프레임은 아마도 박정희 정권때 만들어 진 것으로 추측된다. 왜냐하면 당시 군사정권의 정당성이나 상무기질을 상승시키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역사적 무인을 발굴했는데, 그때 선택된 인물이 이순신이다. 그 이전까지 이순신이라는 인물은 지금처럼 영웅시 되지 않았다. 

 

 

그래서 선조와 이순신의 관계가, 이승만과 박정희의 관계와 유사한데, 이 때문에 임진왜란 당시의 선조와 이순신, 원균을 보는 평가가 고정되게 된다. 대체로 많은 이들이 존경하는 이순신은 불멸의 영웅이 되고, 선조는 무능해서 피난간 간신에게 둘러싸인 왕으로 생각되는데 결코 그렇지 않다. 선조는 유능한 군주였으며 당시 피난을 선택한 것도 당연한 선택이었다. 예를들어 당시 선조가 피난가지 않고 한양에서 잡혔다면, 당시 조선은 그대로 병참기지가 되었다. 일제시대때는 내선일체정책으로 병참기지화되지 않고 조선 발전을 위해 노력한 면이 있지만, 임진왜란 당시는 목적지 자체가 명이었기 때문에 조선은 병참기지화 된 이후 씨가 마르게 될 땅이었다.

 

 

그래서 군사정권을 잡고 난 뒤에 과거 역사의 스포트라이트를 현재에 맞게 비추는 것이다.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를 위해서.. 그러다보니 선조가 부정평가를 당하니 런승만이라는 얘기가 나오면서 그 둘은 같은 형상에 갇히게 되고, 이순신이 위대한 영웅으로 묘사가 되다보니 박정희도 마찬가지로 영웅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민주화시대에 들어서면서 운동권도 똑같이 역사의 스포트라이트를 비춘다. 5공화국을 무신정권으로 비추고, 운동권 세력은 신진사대부로 비추면서 민주화시대의 정당성을 조선시대의 정당성과 같이 암시하는 것이다. 그래서 조선시대를 강조하고 조선개국사, 정도전 등의 평가가 중요해지고 그 뜻이 높게 평가될수록 민주화를 한 운동권의 정치적 정당성이 높게 부여되는 것이다. 마찬가지로 무신정권이 굉장히 평가절하되면서 5공화국이 했던 업적들도 함께 낮추어지는 것이다. 무신정권의 부패가 조선의 개국을 불러왔듯, 5공화국의 실패가 신진사대부인 운동권의 민주화를 통한 6공화국의 개국을 알리게 됐다는 것이다. 

 

 

역사를 공부하는 이들은 마치 그것이 실체적 진실인양 생각하지만, 그것은 단편적인 사실일 뿐이다. 진실은 언제나 현실에 의해서 재해석 되는 것이고, 현실에 맞게 적절히 재가공된다. 그런 점을 염두에 두고 역사를 읽지 않으면 마치 역사는 마블코믹스에 나오는 영웅들의 대전인것 같지만, 실제 현실은 시궁창처럼 느껴진다. 그 역사가 지금 이 현실이다. 똑같은 일이 벌어질 뿐인데, 어떤 관념으로 그것을 바라보고 있느냐의 차이 뿐이다.

 

 

그래서 역사를 공부하는데 있어서도 정치철학의 문제가 중요하다. 과거는 언제나 현실에 의해서만 해석되기 떄문이다. 카의 "역사란 역사학자와 역사적 사실 사이의 부단한 상호작용이며, 현재와 과거의 끊임없는 대화" 이 말은 역사는 정치적으로 언제나 해석되고 인식되는 것이니 그 부분을 염두에 두라는 얘기다. 

  

  

세상은 다 시행착오를 통해 굴러가는 것이다. 영웅은 없다.

시간이 흐르면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져 있는 것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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